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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엉겅퀴 (국화과)
2011년 09월21일 (수) / 박대문
 
 
바람 거세고 끊이지 않는 한라산의 정상은
땅에 바짝 엉겨 붙거나 바위 틈새에 뿌리내린
키 작은 나무나 풀만이 사는 바람의 땅입니다.

나무들도 수수만년 살아오는 동안
땅바닥에 붙어사는 지혜를 터득하여
시로미, 암매, 눈향나무 등과 같이
초본류 비슷한 키 작은 나무가 되어
바람을 견디어 내며 질기고 질긴 생명줄을 놓지 않고
대를 이어오는 곳입니다.

바람의 땅 백록담 기슭에서 모진 바람 이겨내며
바늘엉겅퀴가 한창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새빨갛게 피워 올린 소담한 꽃봉오리가
황량한 바람의 벌판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포기할 수 없고 물러설 수 없는 생존이기에
오늘도 거친 바람 오롯이 받으며
바늘보다 곧은 의지 한데 모두어
화려한 꽃망울을 한껏 부풀립니다.
식물이 귀한 정상에서 산짐승의 먹이가 되지 않으려고
온몸을 바늘로 무장한 바늘엉겅퀴입니다.

바람 찬 거친 벌판 황량한 기슭에서
가시 돋은 거친 줄기 바늘처럼 섬뜩해 보일지라도
살갑고 고운 붉은 마음으로
벌 나비 부르는 바늘엉겅퀴의 단심(丹心)을
그 누가 알아주리오?

한라산 백록담 주변에는 모진 바람을 견디어 내는
강하고 질긴 생명력을 갖는 식물들만이
수수만년 살아오고 있습니다.

(‘11.9.9 한라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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