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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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나무 (콩과)

2011년 09월14일 (수) / 박대문

범어사 등나무 숲길에 엉클어진 등나무 줄기 모습입니다.
등나무는 주변에 있는 나무나 물체를 감고 오를 때에 시계방향으로 감고 오릅니다.
대부분의 덩굴성 식물이 물체를 감고 오를 때에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감고 오르는데
등나무는 시계방향으로 감고 오릅니다.
그래서 숲에서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면
칡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감고 등나무는 시계방향으로 감고 오르니
칡과 등나무의 얽힘을 푼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말 중 갈등은 칡 갈(葛)과 등나무 등(藤)의 합성어입니다.
갈등은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충돌하는 그런 상태를 뜻합니다.

선인들은 이토록 식물의 습성과 생태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이러한 지식을 우리 실생활 용어로 정착시켰습니다.
하지만, 자연과 멀어진 현대인들은 그 결과인 갈등이라는 용어를 쓰면서도
그 이유조차 잘 모르고 사용하고 있으니 우리가 자연과 멀어져도
한참을 멀어진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가 멀어지고
서로 간에 교감력이 퇴화되어가는 우리의 현대문명이
인간의 자연성을 박탈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우리 모두는
‘천지는 나와 함께 살고,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하나다’
(天地與我竝生立萬物與我爲一 : 莊子)라는 생각으로
자연과의 친화력을 높이고 좀 더 가까이함으로써
타고난 자연성 그리고 사람과 자연과의 교감력을 회복하는
삶이 지속될 수 있도록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11.9.2 부산 범어사 등나무 숲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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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발
(1.XXX.XXX.133)

2014-07-09 16:4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