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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과 法
김홍묵 2007년 04월 13일 (금) 10:42:27
1년짜리 미국 대학 연수를 다녀 온 후배 L 신문 기자가 역설한 미국 예찬론이 생각납니다.
타고 다니던 중고차가 고장 나 몇몇 서비스 센터에 문의한 끝에 차도 고치고 감명도 받은 이야기 입니다.

처음 전화를 받은 서비스 센터의 정비공은 고장의 상태를 묻더니 부품값과 공임을 합쳐 얼마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다른 정비공장 몇 군데에도 물어 보았으나 수리비가 10달러 차이도 나지 않아 처음 전화한 공장으로 갔습니다.

이틀 뒤 자동차를 찾으러 간 L 기자는 정비공의 정직함에 적지 않이 놀랐습니다. 수리 시간이 예상보다 1시간 줄어 그만큼의 수리비를 깎아 주겠다고 하자, 경리 아가씨가 “저 사람 영어도 잘 모르고 이미 예약된 가격인데 왜 깎아 주느냐”고 따졌습니다.

그러자 정비공은 “내가 일한 만큼 받는 것이 나의 도리이니 나는 절대 많이 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경리 아가씨도 사리가 맞는 말에 정비공의 의견을 존중했습니다. L기자는 “이것이야 말로 바로 ‘미국의 힘’이 아니겠느냐’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경제 주간지 포브스가 최근 웹사이트 개설 10주년을 맞아 미국인 60여명에게 ‘아메리칸 드림이란 무엇인가?’를 물었습니다. 억만장자, 정치인, 고위관리, 흑인, 이민자, 인디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사들의 답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갖고, 스스로 선택한 신을 예배하며, 집안에서는 프라이버시를 가질 권리” (휴 해프너 플레이 보이 발행인) “어느 집안 자식이고, 부모 재산이 얼마냐 보다 개인의 재능과 성격이 더 중요한 사회” (로버트 핀스키 계관 시인) 자유와 기회가 보장되는 백인들의 견해 입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더 일하고, 덜 먹고, 긴장 속에 살다 일찍 죽지 않아도 되는 것” (제시 잭슨 민권 운동가) “50년 전 쿠바에서 건너 온 소년이 1,800만 플로리다 주민을 대표하는 상원의원이자 여당 사무총장이 되는 기적” (멜 마르티네스 상원 의원) 흑인과 이민자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말해 줍니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자식들이 부모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로버트 라이시 전 노동부 장관은 “ 현실이 깨어나라고 위협할 때조차, 꿈꾸기를 계속 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들었습니다. 출신에 상관없이 꿈과 야망과 끈기가 있으면 성취와 성공을 이룰 수 있음을 강조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국민에게 미국이 블루 오션이 아니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아메리칸 인디언 지도자 데니스 뱅크스는 “ 백인들의 아메리칸 드림 말인가? 개나 줘 버리라지! 제대로 된 집과 차를 갖는 것 조차 인디언 보호 구역 안에서는 불가능 하니까 ” 200여년에 걸친 한을 풀 수 있는 꿈조차 말살 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화 감독 올리브 스톤은 “ 자기 자신의 자유를 위해 타인의 자유를 희생 시키는 시장, 돈, 기업 위주의 자본 주의 실험” 이라며 무한 경쟁 속에 흥망 성쇠가 번복되는 사회임을 역설 했습니다. 섬너 레드스톤 비아콤 인터내셔널 회장도 “ 실패를 두려워 않고, 위대한 승리는 실패에서 비롯됨을 아는 것”이라고 올리버 스톤의 말을 뒷받침 하였습니다.

신대륙으로 건너간 유럽인들은 토착 인디언들의 땅을 정복하고 살륙을 자행하는가 하면, 아프리카에서 사냥한 흑인들을 노예로 부리며 ‘위대한 나라’ 미국을 건설 하였습니다. 그 부끄러운 약탈과 만행의 흔적을 하나하나 지워 가면서 미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힘세고 가장 많은 부를 움켜진 맹주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그런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하여 양국의 비준과 동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FTA에 대한 반대 주장과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많은 국민과 기업은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 진출에 기대를 걸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땅에 태극기를 휘날리겠다는 각오가 새롭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 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제도나 기술이 아니라 법입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이 세계 제일의 제국으로 위력을 발휘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이상을 구축 했기 때문입니다. FTA 체결을 앞둔 우리는 바로 국제법에 버금가는 미 국내법에 신경을 기울여야 아메리칸 드림도 가능 하지 않을까 합니다.

<2007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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