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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범의귀과)
2011년 02월02일 (수) / 박대문
 
 
산수국은 헛꽃과 참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산수국의 참꽃에는 암술과 수술이 있어 열매를 맺는데
헛꽃은 암술도 수술도 없이 꽃이파리만 있습니다.
산수국의 헛꽃이 하얀 눈 바탕에 한겨울 나비 날개처럼 활짝 열려 있고,
참꽃은 잘 여물어 씨앗이 꽉 차 보입니다.
벌 나비를 유혹하는 헛꽃의 바람잡이 역할 덕분에 참꽃은 실속 있게 꽃가루받이를 마치고
튼실하게 후대의 씨앗을 잘 맺었습니다.

각기의 역할을 참하게 끝낸 산수국의 헛꽃과 참꽃이
흰 눈 펑펑 쏟아져 하얗게 쌓인 바람 드센 벌판에서
평온하고 고운 모습으로 한해살이 여정의 길목에서 서서히 스러져 가고 있습니다.

꽃잎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헛꽃 한 송이, 앙상하게 말라비틀어진 이파리
그리고 까맣게 영글 대로 영근 참꽃의 씨앗 송이에서 또 한 해의 흐름을 봅니다.
헛꽃과 참꽃의 공존, 그로 인한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참도 거짓도 함께 있어야 하나 봅니다.
이런 것을 두고 선한 속임수라고 해야 하는 건지?
인간사 삶의 세계에는 어찌하여 참과 거짓이 산수국의 헛꽃과 참꽃처럼
평화롭게 공존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을 수 없는 것인지?

찬 기운 몸 깊이 파고드는 백설의 벌판에서
한 해의 삶을 마치고 사라져 가는 산수국의 헛꽃 이파리와
마른 줄기, 빈 씨앗 깍지의 처절하고 슬프디슬픈 한해살이의 마무리를 보며
자연의 질서와 아름다운 모습에 삼가 고개를 숙입니다.

(2011.1.22 오대산 입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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