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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솔 (돌나물과)
2011년 01월19일 (수) / 박대문
 
 
수종사의 종각 지붕 위에 바위솔의 빈 꽃대가
텅 빈 하늘을 배경 삼아 하얀 눈 속에 도드라져 보입니다.

바위솔은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그렇지만, 싹이 터서 여러 해를 자라다가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면 죽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산지의 건조한 땅이나 바위 겉에 붙어서
사철 푸르름을 잃지 않고 생을 이어갑니다.
때로는 기와지붕이나 담장의 기왓장에 붙어 자라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붕지기’라고도 하고 ‘와송(瓦松)’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매우 건조하거나 추울 때에는 잠시 움츠러들거나 초록빛이 옅어지지만
두툼한 육질의 후덕한 잎을 차곡차곡 쌓아올려 꽃피울 날을 기다립니다.

이윽고 꽃 피워 생을 마감할 때에 이르면 타오르는 촛불의 마지막 불꽃처럼
하얀 좁쌀 같은 꽃망울을 다닥다닥 매단 꽃대를 하늘 향해 꼿꼿이 치켜 올립니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참 고운 꽃망울들입니다.
하얀 꽃잎에 붉은 꽃밥은 후대를 기약하는 바위솔의 붉은 마음인 것처럼
결연함이 엿보입니다.

모질게도 살아온 지난날의 표상인 양 검은 기왓장 위 하얀 눈 속에서
깃대처럼 솟아있는 씨 떨군 바위솔의 빈 꽃대!
몰아치는 찬바람에 닳고 닳아 동트는 새벽에 별빛 사라지듯
이내 흔적 없이 스러져갈 바위솔의 빈 꽃대이지만
제 몫을 다하고 의연하게 떠나는
야초의 참사랑과 참된 삶의 흔적을 봅니다.

(2011.1.8 수종사 종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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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o
(121.XXX.XXX.155)
2011-01-19 10:57:08
멋집니다
바위솔은 산행길 바위 위에 솔방울처럼 매달린 것만 보았었는데 저렇게 기생탑처럼 생긴 것들도 있었군요. 멋진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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