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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귀개 (통발과)
2010년 10월21일 (목) / 박대문
 
 
땅귀개는 중부 이남에서 자라는 식충(食蟲)식물입니다. 식충식물은 산성늪이나 이탄지(泥炭地) 등 생물학적 환경이 무척이나 척박한 곳에서 주로 서식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지만 항상 부족한 질소를 작은 진흙 속 또는 물속에서 사는 작은 생물체로부터 보충합니다.

땅귀개의 잎은 땅속줄기에서 발생하여 지상으로 나오고 가느다란 피침형의 녹색입니다. 실같이 가는 하얀 줄기는 땅속으로 뻗으면서 1~2개의 포충대(捕蟲袋)를 군데군데 매달고 있습니다. 포충대는 곤충을 잡는 조그만 주머니인데 이 주머니 속의 압력은 주변 압력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예민한 털 같은 뿌리를 물벼룩 등 곤충이 건드리면 밀폐되어 있던 주머니 밸브가 즉시 열려 곤충은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곤충이 안으로 빨려 들어가면 밸브는 다시 닫히고 안에 갇힌 곤충은 그대로 식물에 의해 소화됩니다. 결국, 잡아먹히는 것입니다.

땅귀개가 곱고 환한 빛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질소 성분이 결핍된 척박한 땅, 사철 물에 잠긴 습지, 뭍도 아니고 물도 아닌, 그래서 뭇 식물들이 외면하는 습하고 암울한 절망의 늪에서 천상의 빛깔 같은 고운 모습의 꽃을 피워 올립니다. 밝고 안온하고 부드러움이 넘쳐나는 고운 색깔입니다.

다른 생명체를 먹이로 삼는 식물의 위장된 모습이라 하기에는 너무 곱고 부드럽습니다.


땅귀개꽃 - 雲亭

뭍도 아닌 물도 아닌
뭇 식물이 외면하는
습하고 암울한 절망의 늪에서
주야장천 끈질기게 이어져 온
생명의 자맥질.

살아 있음의 징표인양
망울망울 피워내는
밝고 고운 꽃송이
생명의 빛이라 하리라.

곱기도 하여라
앙증도 맞구나
밝고도 환한 빛깔
부드러움이 넘쳐나는
천상의 빛으로 다가오누나.
생명이란 이렇게도 고운 것이로구나.

(‘10.10.9 낙동강변 야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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