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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늪의 가을빛
2009년 10월15일 (목) / 박대문
 
 
용늪은 인제군 서화면 대암산 정상부근 서북사면 1,280m 지점(동경 128°07´, 북위 38°13′)에 위치하고, ‘작은 용늪’과 ‘큰 용늪’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면적은 1.06㎢입니다.

작은 용늪은 습지식물이 거의 사라지고 꼬리조팝나무, 가는오이풀 등의 초, 목본류가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는 등 육지화되어 습지의 형태를 찾아보기 힘들고 복원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라 합니다.

큰 용늪은 수분이 많고 강한 산성의 토양이기 때문에 습지 식물 이외에는 버티지 못하여 주변의 나무들이 이 영역을 침입하지 못한 곳으로서 용늪의 이탄층에서 추출한 꽃가루를 분석한 결과, 습지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약 4200년 전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연중 절반 정도가 안개가 들고 나며 좀체 그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지 않는 신비에 쌓인 곳이기도 합니다.

용하게도 가던 날 그 시간에 쾌청하여 용늪에 내려앉은 가을의 진경을 잡을 수 있었는데 이윽고 또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용늪의 가을 빛
- 雲亭 -

수천 년을 두고두고
반복되는 세월의 추(錘)는
금년에도 용늪에
가을빛을 드리웠습니다.

깃털조차 감지 못하는
미약한 봄바람에
거대한 용늪은 눈을 뜨고
짧은 여름 생명의 담금질로
푸르게 푸르게 출렁이더니만
형형색색의 빛깔로
가을을 수 놓습니다.

붉게 노랗게 얼룩진 지나온 흔적들
가을빛 앙금되어 되살아나지만
망각 속에 지워 버리고
이제 백설 하나의 빛으로
모든 것을 덮으려 합니다.
오는 봄에 되살아 날
새 생명들을 위해.

적막한 고원습지는
시간이 멈춘 듯 보이지만
생명의 진화는
금년도 이렇게 반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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