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들른 휴게소 화장실은 천장이 투명 유리로 덮이고 실내 화단을 갖추어 마치 작은 공원처럼 느껴졌습니다. 벽에는 예쁜 액자까지 붙어 있었습니다. 그 틈에 ‘한 발자국만 더 앞으로’ 라는 문구도 보였습니다. 그 깔끔한 공간을 마음껏 사용하는 값

‘산유화’를 비롯하여 많은 주옥같은 노래들을 작곡하여 ‘한국 가곡(歌曲)의 아버지’로 사랑 받고 있는 김성태(金聖泰) 선생이 아흔아홉의 나이에도 작곡활동을 계속하며 올 가을에는 백수(白壽)기념 음악회를 가질 예정이라는 최근의 신문기사는 무더위를 씻어주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과 서구 공촌동을 연결하는 8차선 도로 위에 국내 최대의 생태통로 복원공사가 지금 완공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멀리 백제시절부터 인천에서 만든 소금을 서울의 신정동 토성으로 넘겨가던 이 징매이고개는 원래 능선이 이어지는 하나의 산

나로호는 국민들의 여망에도 불구하고 위성체를 정상궤도에 진입시키지는 못 했다고 합니다. 성공시키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이 기회에 객관적으로 짚어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나로호를 발사하기 위해 투입한 예산은 인도의 30% 정도, 발사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은 경건하고 엄숙하게 잘 치러졌습니다. 뙤약볕 아래 장시간 고생한 영결식 참석자들이 존경스럽고,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왜 하필 햇볕이 가장 뜨거운 시간에 영결식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모든 게 여법(如法)하게 잘 치러져 다

최근 한국의 ‘열린치과의사회’라는 봉사 단체에서 10년간의 활동상을 담은 회보를 묶어 영인본을 냈습니다. 열린치과의사회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999년에 치과의사들이 만든 봉사단체입니다. 이 단체는 그간 북한과 중국 동포를 위한 봉사활동을 비롯하

작년에 상영된 '좋은 놈, 이상한 놈, 나쁜 놈'(이하 '놈놈놈'으로 표기)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등 호화 캐스팅에 '전혀 새로운 한국형 웨스턴'을 표방하여 상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고 흥행에도 성공하였습니다. 저는 기대 반,

올 들어 귀뚜라미 소리를 처음 들은 건 8월 17일 새벽입니다. 여름이 가는구나 가을이 오는구나, 진부한 깨달음인데도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멀리 순환도로 위엔 여전히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달리는 차의 번호와 운전자는 달라도 풍경은 1년 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41일간 북한에 억류됐던 여기자 2명을 데리고 온 깜짝 방문 외교가 세계적인 화제입니다. 그의 외교력이 돋보이는 것은 방북과 귀환을 전후해 극도로 절제된 행동과 신중한 처신을 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클린턴은 양측

소심한 사람이 대개 그렇듯 저는 걱정이 많은 편입니다. 출판 일을 할 때는 책이 나올 때까지 편한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기획을 하면 누가 금방 같은 기획을 해서 책을 내놓을 것 같고, 교정을 보고 나면 오자(誤字)들이 천장을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밤잠

1960년대 초 박재란 씨가 불렀던가요. “밤하늘에 반짝이는 … 저 별들도 사랑을 알까요. 그 슬픔을…” 이젠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그 방송극 주제가가 울려 퍼지던 저녁 무렵이면 동네 골목은 깊은 침묵 속에 빠지곤 했었지요. 이따금 느끼듯 들이쉬는 여인

1945년 8월 15일. 이날 12시, 그렇게 기고만장하던 대일본제국(大日本帝國)의 천황은 떨리는 목소리로 전 국민을 향하여 일본이 연합국의 항복조건을 수락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역사가 크게 바뀌는 이날, 저는 일본육군의 말단 졸병으로 복무 중이었습니

제주도는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섬이죠. 작년 5월, 15년 만에 다시 여행했던 제주도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식물을 기르기 좋아하는 필자의 렌터카는 으레 식물원으로 향했습니다. 표선면의 허브동산과 한림공원을 보고선 정말 기뻤습니다. 서울 아파트에서

정부는 내년부터 4월~9월 사이에 여름시간제* 도입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성인 연구위원이 ‘대한민국 정책포탈 Korea.kr’에 ‘선진국 대부분이 서머타임제를 실시하는 까닭’이란 글이 올려져 있습니다. 정부가 여름시간제를

‘블로그’, ‘트위터’, ‘포스팅’, ‘업로드’, ‘리플’. 이런 말들은 오늘을 사는 20대나 30대 젊은이들이면 꿈속에서도 쓰는 용어들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32년 전에 작고한 ‘양주동 박사’는 40대 중반 이상이면 기억에 남을 만한 저명한

제 또래나 그 이상 되는 주변 지인 중에 전문 체육인들이 더러 있습니다. 주로 합기도나 검도, 태권도 유단자들입니다. 특히 호주에는 태권도 사범 자격으로 이민 온 분들이 많은데 소위 왕년에 날렸든 못날렸든 이 분들은 공통적으로 외양상 곱상하고 얌전하기

내가 아는 전직 장관 한 분은 재임기간에 한 번도 골프를 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이 골프를 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골프를 안 치는 정도가 아니라 공직자들에게도 금지령을 내렸던 분입니다. 그런 분 밑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다 보니 치고 싶은 골프는

오장원에 지는 별 제갈량은 삼국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특히 후반부는 그의 독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중한 재주와 충의심으로 무신(武神) 관공과 함께 신격화 된 인물이지요. 그가 중원을 공략하기 위하여 여섯 차례 기산

이명박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가기 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했다는 얘길 들으니 올해 첫날 신문에서 본 ‘부시는 독서광’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생각납니다. 칼 로브(Karl Rove) 전 백악관 부실장의 말을 인용한 그 기사에는 조지 W. 부시 전 미

○○아, 지금 엄마가 탄 비행기는 태평양 중심부 상공을 지나고 있어. 창 밖으로 펼쳐진 구름밭이 장관이구나. 문득 우리가 몬트리올에 살고 있을 때, 너랑 나랑 황홀한 구름에 취하여 하늘을 목 빠지게 올려보던 때가 떠오른다. “엄마, 지금 얼른 밖으로